부처님 제자로 거듭나기

먼지 한 톨 속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는데...

수심修心 2015. 5. 3. 19:27

 

 

 

 

 

 

먼지 한 톨 속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는데...

 

 

 

 

 

 

 

     꼭 작정하고 먼 길을 떠나야 봄을 보랴?

     아침에 내가 사는 아파트 대문 밖 나서서 길 하나 건너면, 보도에 아름다운 꽃벽이 길게 이어져있다.

     신선한 향을 머금은 온갖 색깔의 철쭉꽃이 위, 아래로 겹겹이, 층층이 흐드러지게 피어 길가는 사람을 반겨주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서, 나를 즐겁게 하기 위해 내 앞에 준비되어있는 세상을 온전히 누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즉, 마음이 지금 여기에 머물고 있으면, 이미 만개되어 있는 봄꽃들을 바로 볼 수 있지만...

     마음이 먼 곳으로, 더 먼 곳으로 헤매고만 있으면, 안타깝게도 바로 이곳에서 당장 누릴 수 있는 꽃의 향연을 무심히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혹은 버스에 앉아 생각에  빠진 나머지, 아까운 꽃 풍경을 보되 보지 아니하고 '휭~' 지나쳐버리거나... 

     혹은 시간에 쫓겨 황급히 길을 뛰어 내려가느라, 건너편 길에 꽃벽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가버리거나...

 


 

     의상스님이 지으신 <법성게>에는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라는 멋진 글귀가 들어있다.

     헌데, "마음 하나에 펼쳐진 우주"(2000년, 법공양)라는 법성게 강의서를 집필하신 정화正和 스님은 이 책에서 위 구절을 다음과 같이 풀이하셨다. "한 티끌 속에 우주 전체가 들어있고"(177쪽)... 

 


      한 티끌 속에 우주 전체가 들어있다면, 저렇게 많은 꽃이 피어난 길가 꽃벽은 의심의 여지없이 확실한 하나의 우주이다. 



     그러니 어쩌면, 애시당초 가능하지 않은 일을 굳이 시도하지 않아도 좋을 듯싶다. 

     즉, 빛의 속도로 160억년을 가고 가고 기어코 또 가서 우주의 끝이 어떻게 생겼는가 확인해 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저 지금 내 앞에 피어있는 저 아름다운 꽃들을 보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기에...   

     저 꽃벽 안에 우주가 들어있고, 우주 안에 저 꽃벽이 들어있을 것이기에... 

 

 

     올 봄에는 나의 상황 상, 여기저기로 전철 타고 기차 타고 돌아다니며 두 발로 화려한 봄 경치를 만끽할 수 없다.

     아마도 그래서, 가까운 곳에 만개한 봄을 보며 세상 곳곳의 경치를 미루어 짐작하기에 이르른 것 같다.

     헌데 다행히도, 위에 적은 불교의 이치를 생각해보니, 꼭 명산대찰名山大刹을 다 훑어봐야 이 봄을 내 봄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 봄만 내 것으로 할 수 있어도, 천하의 봄이 다 내 봄이 된단다.   

     햐! ~~~

 

 

 

-수심修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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