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제자로 거듭나기

새벽 예불 마치고 바라본 홍련암 일출!

수심修心 2019. 9. 2. 12:50






새벽 예불 마치고 바라본

홍련암 일출!






 -양양 오봉산 낙산사





     지난 6월 말...

     내설악 백담사에서 한 달 반 동안 자원봉사와 기도를 끝내고 나서, 동해 바다 양양의 낙산사에 가, 이틀 동안 홍련암紅蓮癌 철야기도를 하였다.

     백담사 기도, 홍련암 기도, 모두 생전 처음이었다.    


     그리고는 8월 중순. 

     지난 오뉴월 체류 중, 백담사에 신청해놓았던 백중 기도 회향식에 참석하기 위해 백담사에서 일박하며 기도 회향하였고, 게서 내려오는 길에 시외버스를 두 번 갈아타며 동해 바다를 남으로 훑어 내려가(속초→양양), 또 다시 낙산사 홍련암에서 이틀 간 철야 정진하였다.   


     낙산사는 대학생 시절 수학여행 때 한 번, 그로부터 몇년 후에 또 한 번 가본 정도였으니, 가본지 줄잡아 삼십년은 되었을 듯싶다.  더구나 2005년에는 커다란 산불 피해를 입어, 홍련암 등을 빼고는 낙산사 거의 모든 전각을 새로 지은 셈 아닌가...

    

     내 기억속의 바닷가 절벽 위 작은 절, 낙산사가 아니었다.

     꿈속에 본 연화장蓮華藏 세계, 아마도 그것이지 싶었다.

     수많은 관음보살상이 시선을 압도하듯 위용을 드러내며 늘어서 계시는 보타전, 만들어진 지 칠백 년 된 종이 부처님인 아름다운 지불紙佛이 모셔진 원통보전圓通寶殿, 크기와 인자한 모습의 외양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한 해수관음상, 그리고 화마가 빗겨간 절벽 위 작은 암자, 홍련암...

     여러 법당들 뿐 아니라, 등치 크고 잘 생긴 나무들과 바닷가에 어울리는 각종 꽃들도 마음을 사로잡았다.

     바닷가 거센 바람 따라 이리저리 굽은 커다란 해송들, 화려한 빛깔의 해당화, 은은하고 고요한 청보라 빛 수국, 그리고 온갖 야생화들... 나는 예전부터 한 여름 더위 푹푹 찔 때 피는 청초한 수국을 좋아하였지만, 바닷가 절벽 언저리에 핀 수국은  그 매력과 향취가 또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짠내 나는 바닷바람을 머금으면서 날것의 자연미가 이만큼 더 올라간 느낌이라고나 할까... 


     해동제일 관음성지(한반도에서 제일가는 관세음보살님 성지)라는 오봉산五峯山 낙산사洛山寺는 어찌 보면 거대한 크루즈 선박 같기도 했다.

     상당히 넓은 경내 어디를 가도 바다가 보이고, 비릿한 갯내음이 올라왔기 때문인가... 6월말 첫 방문 때는 저녁에 태풍이 예고된 시점이라 그랬던지 날씨가 더욱 눅진하고 습하여, 입술에서 짠맛이 느껴질 정도였다. 


     첫 방문 때도, 8월 중순 두 번째 방문 때도 공히 홍련암 철야기도가 목적이었기에, 나는 홍련암 사무실에서 내어준 바로 곁 요사채, 관음굴에서 이틀 씩 묵었다.  

     보통 다른 절에서  철야정진 때는(삼천 배 정진이든, 참선 정진이든, 신묘장구대다라니 108독이든 간에) 보통 오후  9시경 시작하여 다음 날 새벽예불이 시작되기 조금 전에 끝나는 것이 관례이다.

     허나, 이곳 홍련암에서 나는 저녁 10시(6월 말) 혹은 11시(8월 중순)에 종료되는 스님과 함께 하는 저녁 예불이 끝나면 거의 늘 아쉬움을 접고 요사채로 가서 몇 시간 동안 눈을 붙인 뒤 새벽예불에 참석하였다. 이틀 연속 철야정진에 밤샘을 하는 것은 신체적으로 너무 무리라고 판단했기에...


     어쨌거나, 태풍이 예고되었던 6월 말 예불 때나, 그렇지는 않았던 8월 중순 예불 때나, 홍련암 예불 때는  절벽 바위들의 저항에 더욱 강해진 동해바다 파도소리가 늘 귀청을 때렸다.

     어둠이 내려 사위가 고요해지는 저녁 예불 때, 사방이 아직도 캄캄한 새벽 4시 예불 때, 마치 경전을 독경하는 홍련암 대중들의 목소리에 반주를 넣기나 하듯, 파도소리는 엄청 컸다.

     파도소리에 사그라들지 않으려는 듯, 대중들의 기도 소리는 파도소리에 비례해 더욱 간절하게 커져갔고... 




     그러다가 지난 8월 중순 두 번째 방문 때...

     마지막 날 아침 홍련암 새벽예불이 끝나고, 눈길이 저절로 밝아진 창 쪽으로 향했다.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동해바다 저 끝에서 작고 붉은 해가 '둥두리!' 떠올랐다.

     좀 더 남쪽의 외로운 독도도 비추고 있을 그 아침 해가... 

     밤의 어둠, 고민, 두려움, 불안, 고통, 슬픔...

     그 모든 것의 실체가 없음을 고요히 확인시켜주는 아침 해가 떠올랐다.


     모든 것의 실체가 없음을 확인시켜주는 아침 해가 떠올랐다!








-수심修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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