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갖춘 마디의 그 무엇

오래 된 젊은 나라

수심修心 2013. 8. 20. 17:11

 

 

 

 

 

 

 

오래된 젊은 나라

 

 

  

단기 사천 사백 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나라

이름 하여

반만 년 역사를 가진 나라

지구촌에서 제일 나이 많은 나라

중의 하나- 그 이름 한국이니라.

 

 

험한

과거 헤쳐 나오며 역사의 숱한

부분이 혹 파괴되거나

혹 묻혀 버렸으나...

 

 

여전히 심심찮게

이따금 놀랍게

반도 작은 땅 여기서

저기서

흙먼지에 묻혀

숨 막혀

하던 유물 조각들이

그 옛날 영화榮華의 증거품들이

빼꼼! 살짝!

말끔! 깜짝!

“나, 여기 있다!”

하며 얼굴을 내밀더이다...

 

 

헌데,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

꼭두새벽

서울 한복판 길거리에서는

동북아 역사의  그 뜨거운 현장에서는

캬~! 손끝 여문 도공이

어제 종일 땀 흘리며 빚어낸

햐! 불가마에서 막 바로 꺼낸

청자 같은

백자 같은

풋풋한 생명력이

느껴진다고...

 

 

옳거니!

맞거니!

이 나라는

지금 막! 새 역사를

새로운 현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거니!

 

 

낡고 오래 된

역사를 “살기 힘들어

나는 모르네.” 팽개쳐 두니 스스로

저절로

썩어

발효된...

 

 

지구촌 그 어디서도

지구촌 역사 그 어느 순간에도

맡을

수 없었던 싱그러운 삶의 내음을

풍기는 중이라나

뭐라나...

 

 

옛 것을 바탕으로

하되, 슬쩍 봐서는,

심심풀이로

흘깃 봐서는,

옛 자취가 그다지

느껴 지지

않는...

 

 

온전히

새로운 무엇! 온전히

싱싱한 에너지! 온전히

풋풋한 아름다움! 온전히

창의적인 멋! 온전히

눈부신 세계!

바로 그 세계!

거기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오래 된 젊은 나라.

늙을 만큼

늙어 보았기에

다 버리고 젊은 나라.

나이 먹을 만큼

먹었기에,

하여, 담담한 마음 되찾았기에, 

첫 쪽부터 새로 써내려가는 나라.

 

 

쉽사리 믿기지 않을지니라.

쉽사리 상상하기 힘들지니라.

하지만, 앳되고 상큼한 향기 뿜는 나라.

오래 된 젊은 나라...

여기 오면 볼 수 있느니라.

 

 

 

 

 

 

 

 

-수심修心

 

 

 

 

 

♣사진 설명:

 

이번 여름 서울 외곽 남동쪽에 있는 남한산성에서 찍은 사진들.

조선조 인조 임금 때인 1624년의 축성 초기부터 최근 몇 년 전의 개보수로 새롭게 태어나기 까지 근 사 백 년 가까운 동안의 성곽 조성 기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남한산성은 그래서 성곽 둘레길을 걷는 내내, 구역에 따라 옛 석공(옛 그대로 남아있는 구역)과 현대 석공(무너져 새로 손을 본 구역)의 손길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더구나 세월을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남한산성 자리에 하남 위례성을 축조한 것이 기원 전 6년인 백제 온조왕 때라고 하니, 한반도 역사 중 기원 후 이 천년에 걸친 시간의 숨결이 고스란히 숨 쉬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래서인가?

내 눈에는 오래된 담, 그리고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그때그때 보수된 담들이 가로로 또는 세로로 자연스레 연이어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보였다. 또한, 세월이 만들어낸 담의 색깔들- 진회색, 연회색, 밤색, 살구색, 흰색 그리고 진녹색(이끼 낀 곳) 등이 어우러진 담담한 빛깔의 조화가 그 어떤 추상화보다도 더 격조 있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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