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제자로 거듭나기

불일암 마당에서 내 머리 위에 앉아있던 작은 새

수심修心 2014. 6. 28. 14:54

 

 

 

 

 

 

 

 

불일암 마당에서

내 머리 위에 앉아있던 작은 새


 

 

     아마 재작년 여름이었던 것 같다.

     조계산 송광사 수련 법회 한 차수가 끝나고, 하루, 이틀간의 여유가 있던 시점이었다.

     자원봉사를 같이 했던 도반 몇 명과 이른 아침 포행길에 불일암에 들렀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불일암은  대나무 사립문을 지나면서부터 벌써 뭔지 모르게 신비하고 고요한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적막하고 적적하고 외로운 세계... 

 

     대나무 사립문을 지나, 대나무 오솔길을 거쳐, 마당의 작은 채마밭을 지나, 돌층계를 올라, 불일암 법당 앞에 서서 바로 그러한 고요 속에 빠져 들어있던 때...

     갑자기 어디서 날아왔는지 작은 새 한 마리가 내 머리 위에 앉았다.

     그리고는 그곳을 마치 편안한 둥지로 인식하는 양, 잠시 그대로 앉아있었다.

     이어서 푸드득 날아가는데 바라보니, 작은 새였다. 

     아마도 까망빛 작은 새였던 것 같다.

     새가 머리 위에 앉은 것도 좀 놀라운 일인데, 아무 거부감 없이 잠시 그곳에 머물러있다간 것이 참 신기하였다.

 

 

     그래서 곰곰 생각해보았다.

     본래 나는 해물 외의 고기는 먹지 않는다.

     그런데, 송광사에 도착한 후 며칠 내내 완전 채식을 하고 있었기에, 인간인 내게 새가 무장해제하여 다가왔던 듯하다.

     육식을 하지 않는 인간에게는 새도 경계심을 품지 않는다.

     이쪽의 평화와 저쪽의 평화가 만나, 그저 평화로울 뿐이다.


     채식이 만드는 평화로운 세상 ...   

     백 마디의 조리 있는 설명보다 어쩌면 그날 그 아침 불일암에서 내 머리 위에 앉았던 작은 새의 이미지가 더 강한 설득력을 지닌 지도 모르겠다...  

 

 

 

 

-수심修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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