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것과 새 것이 조화를 이루는
서울의 힘
막 바로 도착한 돌은 원래 있던 돌이 믿음직스럽게 오랫동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덕에 자신이 들어갈 빈자리를 쏙! 쏙! 손쉽게 찾아들어갈 수 있다.
즉, 낯선 곳에 당도한 새 돌이 모진 비바람에 굴하지 않았던 옛 돌의 억세고 질긴 자리지킴에 힘입어, 두리번거리며 방황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말이렷다.
그런가 하면, 옛 것은 새 것을 내치지 않고, 소중히 받아들여 조화로운 큰 틀을 이룬다.
오래 한 곳에 짱 박혀있던 돌이 새로 들어온 돌에 묻어온 싱싱한 기운을 받아들이며, 비로소 두 돌이 다 은은히 빛나는 것이다.
서울 성곽길의 인왕산, 북악산 지역을 걸으며 본 감동적인 풍경이다.
메주 모양, 긴 장방형 모양, 넙적하고 반듯한 판석 모양의 돌, 혹은 군데군데 빈 곳에 맵시 있고 단단하게 찔러 넣은 잔 돌들...
색깔도 불에 탄 듯 거무튀튀한 돌, 이끼 잔뜩 낀 진초록 돌이 있는가 하면, 누렁 돌, 연 주황빛 돌, 고운 연분홍빛 돌, 그리고 누가 봐도 최근 보수할 때 얹혀 진 막둥이 돌임을 알 수 있는 희디 흰 돌까지!
여기에, 누런 황토길과 성곽 밖 초록빛 여름 나무들이 뿜어내는 건강미...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으되, 높고 푸른 하늘은 덤일지라!
초현대식 서울의 화려한 번화가를 가장자리 외진 곳에서 묵묵히 받쳐주는 600년 도읍지의 힘...
바로 서울 성곽이다.
-수심修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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