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제자로 거듭나기

대웅전 돌부처님 앞에서의 참선

수심修心 2015. 2. 17. 14:00

 

 

 

 

 

대웅전 돌부처님 앞에서의 참선

 

 

 

 

 

 

-조계산 송광사

(20149월 초~

이듬해 1월 말까지 체류 시)

 

 

 

     송광사 아자방 대웅전 부처님들 뒤쪽으로 돌아가 보면, 자그마한 돌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단정하게 가부좌를 틀고 선정禪定1)에 드신 모습이다.

     선정에 든 돌 부처님 위로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석가모니 열반상이 걸려있다. 열반하신 부처님이 옆으로 길게 누워계신 주위에 다양한 모습과 나이의 제자들은 물론이고, 온갖 동물들조차도 모여서 부처님의 열반을 서러워하며, 혹은 조용히 눈물짓거나, 혹은 아이처럼 두 다리를 뻗고 통곡하거나, 혹은 망연자실하여 서 있다. 이 탱화는 볼 때마다 가슴이 찡할 정도의 감동을 주며,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는 듯, 생생한 현실감을 전달해 준다. 

    

     대웅전의 석가모니 부처님, 연등 부처님, 미륵 부처님, 그리고 위에 말한 탱화를 비롯한 몇몇 탱화를 참 좋아하는 나이지만, 지금 말하고자 하는 돌부처님도 그 못지않게 예전부터 참 좋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웅전 뒤쪽의 돌부처님 앞에 있으면 마음이 참 편하다.

     여름에는 사방의 문을 열어 놓아, 법당 주변의 진한 녹음과 풀 향기, 꽃향기가 돌부처님을 환하게, 싱그럽게 밝혀주어서 좋고, 문을 꽁꽁 닫아 걸은 겨울에는 차분하고 고요한 독립된 기도처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다. 

 

     나는 돌부처님 앞에 반듯이 서서 내가 좋아하는 "우리말 금강경"을 읽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돌 부처님 모습 그대로 정좌하고 앉아 참선을 하였다. 면벽面壁 정진2)이 아니라, 면 부처님 정진이라고나 할까? 

     돌부처님을 마주하고 앉아서 하는 정진이었다.

    

     그렇게 50분 정도 참선하고 나면, 말할 수 없는 고요가 나의 내면에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많이 외람된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으나, 석가모니 부처님이 살아계실 적에 부처님과 같은 공간에서 참선을 할 때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였다. 햇수만 쌓였을 뿐, 아직 초짜 불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지만, 그 옛날, 신분도 무엇도 개의치 않고 제자로 받아들이셨던 품이 넓은 부처님이셨으니, 나의 이런 철딱서니 없는 생각도 크게 꾸짖지 않으실 것만 같다.

 

     이렇듯 오롯이, 한가로이 돌부처님 앞에서 정진하는 것이 허락된 수도원인 송광사...

     내가 그 사찰에 강력하게 끌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위 사진에 나온 대웅전 꽃살문...

     정성을 다해 부처님께 올리는 꽃 공양을 의미한다는 저 아름다운 꽃살문 안쪽에는 크기는 작지만, 바라만 보아도 마음을 편하고, 넉넉하게 해주시는 돌부처님이 앉아 계시다.

     바라만 보아도, 세간사 모든 일이 저 먼 꿈 속 세상의 일임을 일러주시는 돌부처님이 앉아 계시다.

 

 

-수심修心  



 




♣각주:

  1)참선 중, '삼매에 들다'와 같은 뜻.

  2)벽 앞에 앉아 참선 정진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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