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너희는 학교의 봄이야...
남쪽의 전통 사찰에서 공양간 채공으로 취직하여, 총 6주간 울력하고 사직하였다.
그러고 나서, 수원의 집에 돌아와 푹~ 쉬며...
거의 매일 아침 동네 산책을 한다.
예쁜 봄꽃들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느닷없이 불거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특별한 볼일 없는 사람들은 집에 머문다.
예고도 없이 전 세계에 번지고 있는 전염병에 감염되지 않기 위하여...
그리고, 혹이라도 감염되었다 확진 받은 경우, 격리 기간 동안 남에게 옮기지 않기 위하여...
하지만, 1년을 기다려온 봄꽃을 놓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아장아장 귀여운 아가가 젊은 엄마 손을 잡고 꽃 사이로 걸어온다.
엄마도 아가도 눈부시게 깨끗하고 고운 봄옷을 걸치고서...
흰색, 검정색 혹은 꽃무늬 커플 마스크를 한 젊은 연인들도 손잡고 환하게 미소지으며 꽃들 사이를 걷는다.
노쇠한 어머니 휠체어를 밀고 가는 중년의 딸도 보인다.
그 두 모녀에게 벚꽃, 개나리, 철쭉, 조팝나무 꽃이 환하게 핀 동네 풍경이 얼마나 큰 위안과 행복이 되어줄지 나는 알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 그것이 나의 일상이었으므로...
몇 시간 동안의 눈 호강...
즐거운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우리 아파트에 거의 다 온 시점!
3월이 오고, 4월이 와도 학생들이 돌아올 수 없는 중학교 정문에 높이 걸린 현수막에 눈이 갔다.
'얘들아!
너희는 학교의 봄이야...
보고 싶다.'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젊은 에너지로 부글부글 끓던 운동장과 학교 주변 놀이터는 텅 비었다.
왜?
왜 이런 상황을 맞이해야 하는 걸까...
국내외 의료 전문가들의 예고는 어쩌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이제 앞으로 절대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거라고...
그저 바라기는...
이런 전망이 가장 비관적인 전망 중의 하나일 뿐일 거라...
그리 여기고 싶다.
고도의 산업화로, 대량의 물질을 너무도 쉽게 생산해내고, 또 그만큼 쉽게 쓰레기통에 내다버리던 인류에게 지구가 엄중한 경고장 한 번 날린 것이라 여기고 싶다.
전 지구적으로 볼 때, 물질적인 부와 가난함의 차가 상식을 뛰어넘게 커지자...
이쯤에서 잠깐 쉬고 지구촌 인류의 삶의 행태를 한 번 돌아보라고 이렇게 빨간 등 하나가 켜진 것 아닐까...
지금처럼 물질이 흘러넘치지 않았던 오래 오래 전 옛날에도 단순한 삶을 살며 내면의 행복을 추구하던 많은 이들 있었노라고...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되도록 단순하게 살며, 이웃 혹은 친구 혹은 동료와 경쟁이 아닌 배려의 삶을 사는 일 ...
지구촌의 그 누구든, 한정된 삶을 살고 갈 수 밖에 없는데...
나와 똑같은 운명의 그들을 따뜻하게 대하고 싶다.
왜 이 시점에 이런 생각이 드는지 나도 알 수 없다.
-수심修心-
*덧붙이는 글;
문재인 정부가 1.500원에 안정적으로 공급해주는 (오늘은) 회색 마스크를 쓰고 이 글을 썼다.
집에서 글을 쓰기는 답답하여, 호수 공원변 까페에 나와 앉아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고마운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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