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제자로 거듭나기

서귀포 약천사 돌 부처님의 미소

수심修心 2013. 5. 15. 16:02

 

 

  

 

 

 

 

 

     서귀포 약천사

       돌부처님의 미소

 

  

 

 

          넓넓은 동지나해를 뒤 배경으로 넉넉히 앉아 계신다.

          세월의 이끼가 자연스레 낀 편안한 모습이시다.  

          묻어날 듯 말 듯 번지고 있는 저 정겨운 미소를 보라. 

 

 

          티 없이 자라는 10대들에게는

          "그래. 세상을 다 가져라!"라며

          두 팔 한 가득,

          아무나 가져도 관계없는 세상을

          듬뿍 안겨 주실 것 같다.

 

 

          끝도 없는 수심愁心잠긴 자에게는 

          "자!

          날 보고 웃으렴!" 하시며,

          부러 익살이 흘러넘치는 표정을 지으실 것 같다.

 

 

          인생의 바닥을 알 수 없이,

          세월이 갈수록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아래로 아래로

          미끄러져 떨어지기만 하는 자에게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고 하시며,

          낙천적인 인생관을 설하실 것 같다.

 

 

          절망에 절어,

                 5대양 6대주의 고민이란 고민은 다 짊어진 듯

          오만상 찌푸리고 있는 자에게는

          외할아버지와 같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며,

          다음과 같이 마음을 어루만져 주실 것 같다.

          "그럴 일 아니다.

            인생은 봄날 소풍이란다.

            좋은 시절이란 따로 없다.

            삶의 풍경 속에 들어 앉아 있을 때가

            바로 그 시절이란다.

            걱정이란 걱정은 다 나한테 떠넘기고,

            얘야!  

            그저, 즐기렴!"

 

 

          허구헌 날,

          맑은 날,

          흐린 날,

          비 오는 날

          가리지 않고 주구장창 구들장 지고는    

          '에헤라 디야~' 놀고먹는 게 일인 자...

          하루 먹고,

          하루 쉬고,

          하루 놀고,

          하루 자며,

          인생이 땅 짚고 헤엄치는 일인 줄로만 아는

          그 자에게는,

          "고연 놈!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지니라."라며

          잠시 준엄한 표정을 지으실 것 같기도 하다.

 

 

          새벽부터 밤중까지 어깨심 들여 일하는 데도

          도대체 심이 필 기미가 보이질 않아,

          "아직 내 세상은 오지 않았는가 보다.''라며

          뒤돌아 앉아 땅이 꺼져라... 한숨만 푹푹 내쉴

          바로 그대- 젊은 당신-아리따운 인생에게는

          "네 세상은 온다.

           네 세상은 반드시 온다.

           앞만 보고 묵묵히 걸어가는 자-

           자네의 세상은 반드시 온다."라며,

          뒤돌아 앉아 힘 빠진 그 어깨를

          몇 번 툭툭 힘 있게 두드려 주실 듯하다.

 

 

          지구촌을 다 싸버리고도 남을 만한

          커다란 꿈을 지니고서도,

          선뜻

          지구촌이라 불리는 데로 뛰쳐나갈

          용기를 내지 못하는 20대에게는

          "나가 보아라.

           보고자 하는 녀석은 볼 것이고,

           듣고자 하는 녀석은 들을 것이며,

           알고자 하는 녀석은 알게 될 것이다.

           사랑하고자 하는 녀석은

           사랑하게 될 것이고,

           굳이 사랑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녀석은 

           잔잔한 가슴 되찾게 되리라. 

           지구촌이라는

           제법 큰 거울에 너를 비추어 보면,

           네 녀석의 단점, 장점, 약점, 강점

           몽땅 다 드러날 것이로다.

           그렇게, 그렇게

           우주 최고의 수수께끼인 너 자신의 비밀을 

           쉽게 쉽게 풀 수 있을 것이로다."하며

          빛의 속도로 잽싸게 한 번

          초등학교 짝꿍이나 쏠 법한

          깜찍한 윙크를 날려 주실 지도 모르겠다.

 

 

          높은 데에도 아니 계시고,

          낮은 데에도 아니 계시고,

          바로 내 눈 앞에,

          바로 우리 곁에,

          그렇게 함께 같이 계시며,

          같이 웃어 주시고,

          같이 울어 주시며,

          같이 고민하시고, 

          같이 끙끙대시며,

          같이 해결해 내시고,

          끝내는 같이 부둥켜안은 채, 

          기쁨에 넘치는 춤을

          덩실덩실 추실 것만 같은 돌부처님!

 

 

          정겨운 약천사 돌부처님!

          남쪽 바닷가 고요한 그 뜨락에

          돌부처님 당신이 계신 줄 잘 알기에...

          혼자 고민 않습니다.

          혼자 '꺽꺽~' 울지 않습니다.

          두꺼운 솜이불 겹쳐 놓고,

          그 속에 얼굴 파묻은 채,

            '엉엉~'

          목 놓아 울지도 않을 겁니다.  

 

 

          돌부처님 당신이

          그 바닷가에 계신 것을 알기에...

          자신을 추슬러가며

          살 것입니다.

          자신에게 용기를 주며

          살 것입니다.

          자신에게 희망을 속삭이며

          살 것입니다.

          나와 남 없이 함께 어우러지며,

          해학 넘치는 한 민족의 후예답게

          재미없는 가운데에서도 재미를 찾으며

          살 것입니다. 

          그 어떤 외세의 위협과 공격에도

          당당히 살아남은 한 민족의 자손답게,

          끈질기게,

          아름답게,

          따뜻하게

          살 것입니다.

 

 

          약수 샘이 있는 절의

          이름 없는 돌부처님!

          그 바닷가에 계셔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살다 살다

          해도 해도 

          힘에 부칠 때에는,

          늘

          당신의 은은한 미소를

          떠올리겠습니다.

 

 

          "이렇게 삭막하게 살다 가면 

           대체 무엇이 남으리..."하며,

          정신 번쩍 나서,

          미소 한 번 '쓱~' 지어 보려 해도

          억지 미소나마 나오지 않는

          그런 순간에는

          기억하겠습니다.

 

 

          금방이라도 웃음보 터질 듯한

          돌부처님의 그 사람 좋은 미소를

            떠올리겠습니다.  

 


                -수심修心

 

 

 

 

 

♣사진 설명:

  20052월,

  제주도 서귀포 약천사에서 89일 동안 머물 때 찍은 사진이다.


♣첨언:

  약천사 홈 페이지에서 흥미 있는 글을 읽었다.

  제주도 지명에는 불교에서 유래한 것이 많은 데, 서귀포도 그 한 예에 속한단다. 

  즉, 西歸浦는 '아미타 부처님께서 주관하고 계시는 서방 정토의 극락세계로 돌아가고자 하는 불자들의 염원이 담겨 진 지명"이라고...

 

  그런가 하면, 藥泉寺라는 절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다. 

  예전부터 이 자리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마시고, 이런 저런 병을 고친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샘 이름은 친근하면서도 토종 내음이 물씬 풍기는 돽새미(도약샘道藥泉→돽샘→돽새미)!

  곧, '약수 샘이 있는 절'이 약천사인 것이다.

 

  뒤늦게나마 절 이름 유래를 읽고 나니, 비로소 고개가 끄떡여 진다. 

  그럴싸한 것이, 약천사에 머물면서 매일 저녁 샤워를 할 때마다, 물이 깨끗하고, 풍부한 데다, 머리를 감고 나면 머릿결 감촉마저 매끄러워 져서, 우리끼리는 "야! 꼭 온천 물 같다! 단물이다, 단물!'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었기 때문이다. 

  

  사진 속의 돌부처님은 단일 법당으로는 동양 최대라는 약천사 대적광전 뒤 쪽으로 돌아 몇 걸음 걸어 올라가면 만나 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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