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제자로 거듭나기

화계사 국제선원에서의 참선- 2007년 초 동안거 중 기록

수심修心 2014. 3. 29. 18:10

 

 

 

 

 

 

 

화계사 국제선원에서의 참선

-2007년 초 동안거 중 기록-

 

 

 

 

 

     현각 스님이 입승 서실 때는 서슬이 퍼렇다.

     아침 햇살이 떠오르는데,

     내가 앉은 앞쪽 벽에 동그마니 앉은 내 그림자...

     이름도, 성별도, 나이도, 국적도 없는

     한 성품이 앉아있다.

     죽비 들고 지나다니시는 현각 스님 그림자가

     벽에 붉게 나타났다...

 

 

 

 

     새벽 참선 때부터 말할 수 없이 고요한 기운이

     내면에 가득 차오름을 느꼈다.

     오전 참선 때... 

     모든 아름다운 것, 깨끗한 것, 부드러운 것이 

     내 속에 가득함을 느꼈다.

     가슴 속 응어리가

     삼복더위에 아이스크림 녹듯

     스르르 녹아버렸다.  

 

 

 

     오전 참선 세 시간...

     감미롭고도 무게감이 거의 없는 따뜻한 기운이

     몸속을 가득 채웠고,

     내 주위에도 따뜻하고 온화한 기운이 느껴졌다...

     참선이 끝나고 난 뒤 밖으로 나가서,

     마당과 산의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청정함 그 자체였다.

     겨울인데도,

     황량하기는커녕,

     늠름해 보이기만 하였다.

     모든 것이 조화로운 세상!

 

 

 

     저녁 예불 후의 저녁 참선이 끝나고...

     행복감, 조화로운 느낌 등이 온 몸을 채웠다.

     모두의 얼굴에 행복이 묻어 있었다.

     앞에 서 계신 스님 얼굴에도, 

     이쪽에 선 젊은이 얼굴에도,

     저쪽에 선 젊은 도반의 얼굴에도,

     여기 서 있는 나의 얼굴에도...

     앙상한 나무만 가득한 화계사의 밤은

     따뜻하고, 평화롭게 내려앉아 있었다. 

     나도 모르게

     날들이 휙휙 지나고 있다.

   

 

 

     오전 참선 세 시간.

     기분 좋은 느낌이 온 몸에 차오른다.

     몸이 가볍고, 맑고, 따뜻하다.

     새들의 노래 소리가

     삼각산을 뒤덮고 있다.

     저 새들도 

     이른 아침에 깨어있는 것이 저리 좋은가?

  

 

 

-수심修心 

 

 

 

 

 

 

 

♣사진 설명:

  금강저金剛杵.

  "화계사 국제선원 동안거 수행기"에서도 언급했던

  폴란드 출신 비구니 관미 스님이 주신 것이다.

  그때 스님은 동안거 끝나고 나면,

  국내 다른 절로 가서 수행하실 예정이셨다. 

  하여, 스님은 바랑을 가볍게 하신다며

  위의 소형 금강저와 더불어

  헝가리의 청안 스님이 화계사에서 하신 법문을 엮은 책인 

  <꽃과 벌>(2006년, 김영사 출판)도 내게 주셨다.

  예전에 몇 주 계속되었던 그 영어 법문에 내 자신 참석하기도 했거니와,

  떠나게 되실 관미 스님의 짐을 가볍게 해드린다는 의미에서,

  나는 그 좋은 선물들을 마음 편히 다 받았다.

 

  <다음 백과사전>의 뜻풀이를 참고하면...

  금강저란 "불교 의식에 사용하는 불구 佛具"이며,

  "마음의 번뇌를 없애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금강저' 중 '저'는 '공이'라는 뜻이다.

  나 자신 늘 헷갈리는 단어이기에,

  여기 명확히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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